[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27일 밤 TV에서 펼쳐진 상반된 풍경은 한 직업에 대해 양극단의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27일 방송된 MBC인기 의학전문 드라마 ‘뉴하트’와 SBS 시사 프로그램 ‘뉴스추적’이 바로 그것이다.
‘뉴하트’는 흉부외과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병원내 의사와 환자, 그리고 의사간의 직무와 권력 갈등 등을 농밀하게 그린 의학 드라마다. 27일 방송된 ‘뉴스추적’은 의사 및 간호사의 의료행위 중 발생한 성폭력 및 성추행, 마약 투여 등 의료현장 범행과 의사 면허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다뤘다.
28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뉴하트’는 이날 방송에서 환자보다는 대학병원의 수입과 규모를 먼저 생각하는 병원장이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빈부를 생각하지 않고 환자에 최선을 다하는 최강국교수(조재현)가 병원에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가다 의사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곧바로 비행기를 갈아타고 돌아와 대립각을 세웠던 병원장 심장수술을 마친 장면이 방송됐다.
이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의사의 군상은 크게 양분된다. 환자에 우선가치를 두고 생명살리기에 고군분투하는 의사들과 자신의 출세를 위해 환자보다는 병원을 위하는 의사들이 바로 그것이다.
27일 방송분에선 극중 주인공인 최강국 교수에 대해 후배교수가 묘사하는 부분이 나온다. “최선배는 촛불같은 의사다. 자신을 태워 환자를 살리는 의사다. 형수(극중 최강국교수의 부인 지칭, 이응경)이 외로울수록 환자는 더 산다.” 감동적인 대사다.
‘뉴하트’방송이 끝나자마자 방송되기 시작한 ‘뉴스추적-힙포크라테스의 두얼굴’에선 외면하고 싶은 현실속 의사들의 군상들이 소개됐다.
지난해 6월 경남 통영의 한 내과에서 발생한 한의사의 성폭행 사건은 범법행위마저 서슴치 않는 파렴치한 의사의 단면을 보여줬다. 의사 황모 씨는 수면내시경을 끝내고 환자가 잠에서 깨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둔 전신 마취제를 다시 환자에게 투여한 후 성폭행했다.
서울의 한 병원 수술실에서 마취전문 남자 간호사는 수술실 CCTV를 조명등으로 교묘히 가리고 하반신 마취가 깨지 않은 환자를 성추행 했다. 이밖에도 이날 방송에선 이같은 유사범죄는 여러 피해자의 입에서 주장됐다.
이날 방송에선 마약을 투여하고 의료 행위를 한 의사가 처벌을 받은 후 다시 버젓이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부조리한 관행도 고발했다.
27일 같은 날 방송된 드라마와 시사프로그램 속에서 보여진 의사의 모습은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었다. 드라마는 허구다. 물론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허구를 개연성 있게 그려내게 된다.
‘뉴하트’는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열기가 뜨거웠다. 물론 ‘뉴하트’에 대한 높은 인기는 드라마의 내용과 형식, 캐릭터 등이 농밀하고 자연스럽게 그려져 드라마적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 내적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드라마속에서 구현되는 이상적인 의사상이 현실 속에서 많았으면 하는 바람 역시 ‘뉴하트’의 인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현실 속에선 의사가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에게 마취제를 투여해 성폭행하는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을 보게 되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일부 의사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정말 힙포크라테스 선서에 충실한 의사들이 많기 바라는 마음에서 ‘뉴하트’를 시청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