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대구지하철 2호선이 닷새 사이에 2차례나 전기 이상으로 운행을 중단, 시민불안을 가중시켰지만 대구지하철공사는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핑퐁 책임공방
대구시지하철공사는 지난 26일 발생한 전동차 운행중단은 한국전력의 '순간 정전' 때문이라며 한전측에다 책임을 넘기고 있다.
공사측은 사고 당시 한전 남대구 급전분소에서 순간 정전이 발생, 전력공급이 끊어지면서 대구은행역 변전소로 들어오는 전력에 이상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대구은행역 변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경대병원·대구은행·범어역을 운행중이던 전동차 중 일부에서 제어장치가 작동, 일시 운행을 중단했다는 것. 또 이 여파가 담티역으로 진입하는 전동차에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하철공사 전기담당 관계자는 "한전에서 양질의 전력을 공급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이번 경대병원·담티역의 정전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대구 급전분소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남대구 급전소 관계자는 "지하철 운행을 중단할 당시에는 순간정전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대구 전역에 몇 백분의 몇 초가량 전압이 순간적으로 낮아지는 '순저현상'이 나타났다"며 "통상적으로 정전은 기존 전력보다 60% 정도 낮은 전력이 공급될 때를 말하지만 이번 사고는 그렇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력소비가 많은 기업체들은 순저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정전압보상장치(전압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보정해주는 장치)를 설치,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지하철 공사측의 주장대로 정전이었다면 다른 지하철역에서도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연히 대책도 없다
대구시지하철공사는 순간 정전 또는 순저현상이 발생할 경우 지난 26일 전동차 운행중단 사태와 같은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달리는 전동차에 전력공급 이상이 발생할 경우 보호회로가 작동, 추진제어장치 차단으로 이어져 전동차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며 현재 2호선에 운행 중인 모든 전동차가 같은 시스템이라는 것. 또 한전으로부터 오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정전압보상장치 설치에 대해서도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22일 발생한 2호선 운행중단사태의 원인규명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기고 있을뿐 자체조사를 통한 원인규명에는 손을 놓고 있다. 특히 변전소 무인운영에 대한 인력보강에 대해서도 예산이 수반된다며 세부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공사측은 "22일 운행중단사태는 경찰과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나와봐야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