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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6 22:34:18, Hit : 1261

작성자 : transla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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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대통령과의 거리 따라 희비 갈려…남은 고민은 박근혜 달래기

한나라당 공천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 누구나 느끼고 있는 ‘실체’다. “마치 중력 같다”는 말도 들린다. 당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 하는 얘기다. 6일 발표된 경기 지역 공천은 이 대통령의 힘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 대통령 계보라도 다 같은 ‘친이(親李)’가 아님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도운 고조흥 의원과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의 김영우 정책실장이 맞붙은 경기 포천·연천에서 김 실장이 공천을 따냈다. 고 의원이 대선 기간 중 합류했다면 김 실장은 오래 전부터 이 대통령을 도운 ‘MB맨’이다. 대통령과의 거리에 따라 승부가 난 모양새다.

‘손’을 탄 흔적은 곳곳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직계’인 정두언·임태희·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권택기 전 당선인 비서실 정무2팀장, 백성운 전 대통령직인수위 행정실장, 김해수 전 후보 비서실 부실장,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 등이 손쉽게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특히 권택기, 백성운씨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뜬히 예선 관문을 통과했다. 윤 전 장관은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충북 충주에서 아예 ‘전략 공천’을 받았다. 지역에서 ‘낙하산 공천’ 비판이 뒤따랐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와 지지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당 지도부를 핫바지에 비유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강윤중기자  

이 대통령 측은 이런 시각에 손사래를 친다. “공천은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는 관여할 뜻도, 그럴 권력도 없다”(청와대 관계자)는 말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 반응일 뿐이다. 이 대통령의 측근들은 사석에서 “대통령이 공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을 종종 하고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런저런 경로로 당 돌아가는 상황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도 박재완 정무수석으로부터 경기 지역 공천 결과 등에 대해 장시간 보고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정작 이 대통령의 고민은 지금부터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경기도에서 이규택·한선교 의원 등 박 전 대표의 핵심 참모들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박 전 대표 측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원내 과반 의석(150석) 확보가 절실한 이 대통령으로선 박 전 대표가 등을 돌린다면 ‘과반’의 기대가 ‘꿈’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박 전 대표가 탈당을 하는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마냥 박 전 대표 측 요구를 들어줄 수만도 없다. 박 전 대표 측 주장을 다 받아들이다보면 결과적으로 ‘이명박·박근혜 나눠먹기’의 그림이 될 것이고, 이 대통령이 주장해온 ‘탈(脫)여의도정치’나 ‘개혁공천’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 역시 약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으로선 박 전 대표와 동행을 하기도, 결별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얼마전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명예 이학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하는 뜻에서 식사 초대를 하겠다고 한 만큼 자연스럽게 회동이 있지 않겠느냐”며 “그 결과에 따라 당과 공천의 큰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결심’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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