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③환자를 돌보다 다쳤는데 제 몸은 누가 돌봐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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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③환자를 돌보다 다쳤는데 제 몸은 누가 돌봐 주나요?

관리자 2026-10-29 조회수 14

https://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724




글 송숙희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희망간병분회 분회장

참여와혁신입력 2026.10.28 10:49댓글 0



송숙희 경북대병원희망간병분회 분회장

송숙희 경북대병원희망간병분회 분회장

저는 국립대병원에서 15년째 개인 간병 일을 하고 있는 간병사입니다.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때로는 2~3일씩 계속해서 간병하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서 환자가 병원에서 진단받고 치료를 잘 받고 퇴원하는 환자를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아픈 사람의 고통과 애로사항을 공감하게 됩니다.


간병사들은 병원에서 가족을 대신해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고 케어합니다. 간호사나 의사가 대신하지 못하는 필수노동이며 병원에 없어선 안 되는 인력입니다. 환자의 곁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휴게실이나 휴식 시간도 가질 수 없어서 제대로 잠을 자거나 쉬지도 못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밤새 가래를 뽑기도 하고 주사나 배액 주머니 상태를 수시로 관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체위 변경과 투약, 대소변 비우기, 배설·섭취 등을 확인하고 일지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병원의 관리·감독받으며 24시간 병원에서 돌봄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간병노동자는 쉬는 순간 소득이 끊깁니다, 내가 하루 일하지 않으면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몸이 아파도 참고 일합니다. 체중이 나가는 환자를 일으키고 눕히고, 휠체어에 옮기고 이동하는 반복적인 자세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은 다반사입니다. 어깨와 손목이 쑤시고 허리와 무릎이 아파도 그냥 참고 일합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쉬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상입니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입니다. 환자를 돌보기 위해 몸을 쓰다가 다쳤는데 정작 그 노동자는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의 직장 동료 중 한 명은 재활 운동을 위해 침대로 이동 중 발가락이 골절돼 2개월간 입원했지만 개인이 치료비를 부담해야 했고 치료받는 기간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동료는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내리다 허리 압박골절 부상으로 두 달 이상 치료를 받고, 4개월가량 일을 못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돼 환자의 곁을 지켰지만 마스크도 개인이 구매해서 착용해야 했고 코로나에 감염돼도 본인 부담으로 치료받아야 했습니다. 환자에게 옴 감염이 돼 일을 못 하는 경우는 다반사입니다.


의료연대본부가 지난 4월 21일 4.28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간병노동자 산재보험 촉구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진행했다.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의료연대본부가 지난 4월 21일 4.28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간병노동자 산재보험 촉구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진행했다.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간병이라는 돌봄노동은 분명한 노동임과 동시에 환자의 입원 기간에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치료 회복을 돕는 중요한 노동입니다. 그런데 그런 돌봄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쳤을 때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누가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단 말입니까? 산재보험은 특별한 혜택이 아닙니다.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질병을 얻었을 때 치료받고 생계를 보호받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입니다. 


환자의 건강과 안전한 쾌유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안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간병노동자의 현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간병노동자의 노동 형태와 고용관계 때문에 산재보험에서 배제돼선 안 됩니다. 누가 고용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와 관계없이 일을 하다가 다치고 병들었다면 보험제도 아래에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간병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간병노동자를 산재보험의 보호 안으로 포함하고 간병노동자가 일하다 다쳤을 때 제대로 치료받고 생계를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주십시오.


간병노동도 분명한 노동입니다. 환자를 돌보는 돌봄노동입니다. 환자의 일상을 유지하고 회복을 돕는 중요한 노동입니다. 그런데 간병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쳤을 때 산재보험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면, 누가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까?


우리 간병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 대우가 아닙니다. 일하다가 다치거나 질병을 얻었을 때 치료받고 생계를 보호받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입니다. 환자를 돌보는 사람도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환자를 돌보는 노동자의 안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 ‘아프고 다쳐도 산재가 되지 않는 노동, 간병노동자에게도 산재보험을’ 릴레이 기고는 매주 수요일 4회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