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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다시 시작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울산동구노동자 기자회견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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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9 19:41:34, Hit : 17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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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다시 시작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울산동구노동자 기자회견문
2월 3일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 이후, 당원들의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19일 대선 참패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근본적으로 혁신할 때만이 다시금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대표체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3일 임시당대회까지 민주노동당은 근본적 혁신은 커녕, 당내 정파의 종파적 권력투쟁으로 오히려 붕괴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대선 참패 이유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왜곡시키고 노동자를 배신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냉혹한 평가였습니다.
사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계급의 이해에 복무하고, 노동자를 정치적으로 대변하기 보다는 심지어 노동자 계급을 배신하거나, 정규직과 비정규직등 노동자 계급을 분열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선 직전 민주노동당은 한국노총의 노사관계 로드맵 노사정 야합에 대한 비판을 사과하면서, 로드맵을 폐기하기 위해 투쟁했던 노동자들을 배신했습니다. 또한 대선 후보가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방문해 중소 자본가 계급과 “동지”가 되겠다고 밝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울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04년 4월 고 박일수 열사 투쟁 때, 민주노동당 총선후보는 열사 투쟁에 모습을 드러내면 표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쟁을 회피했습니다. 2005년 9월 고 류기혁 열사 투쟁때도 민주노동당은 열사를 열사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집행부의 눈치를 본 것입니다.
2005년 10월 민주노동당은 북구 재보궐 선거에 “비정규직은 쿠션”이라는 망발을 했던 노동조합 관료 출신을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심지어 한나라당 쪽 플랜카드가 “비정규직 양산하는 민주노동당 심판하자”이지 않았습니까?
노사관계로드맵 법안을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보수정당 국회의원들과 반대 표결조차 요구하지 않고 합의해주었을 때, 이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노동자의원의 의무를 저버렸습니다. 울산 북구에서 당의 구청장이 파업 투쟁에 참가한 공무원 노동자를 징계할 때 이미 노동자 구청장의 의무를 저버린 것입니다.
노동자에게는 자본가 계급과 맞서는 노동자 정당이 필요하지, 자본가 계급과 악수하며 웃는 배신자 노동자 국회의원, 구청장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당의 정파들은 어떠했습니까? 자주파와 평등파라는 당내 정파들이 당의 강령과 정신을 부정하는 이런 일이 있을 때 갈등하고 싸운 일은 없었습니다. 정파들이 드러내놓고 싸우는 때는 오직 당직과 공직 선거 등 구체적인 자리를 두고 대립할 때 가장 치열했습니다.
12월 19일 대선 참패 이후, 당연히 지도부 총사퇴와 대선후보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물론 자주파 지도부의 비례대표 불출마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앙위에서 비대위 조차 세우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서야, 비례대표 불출마 기자 회견이 있었을 뿐입니다. 급기야는 비대위가 제출한 대선 참패라는 선거 결과 평가마저도 2월 3일 임시당대회에서 부정되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당 지도부를 장악했던 자주파는 왜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그려왔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주파는 이미 제기된 수많은 불합리한 조직운영과 패권적 비민주적인 작태에 대해서 변명조차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지 않을 정도로 패권적이었습니다. 자주파의 민족주의는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을 할지언정, 정작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노동3권에 대해서는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대중을 민족이해를 확대시키는 숙주수준으로 생각하는 자주파의 민족주의는 노동자 정당의 이념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선 참패라는 대중의 심판에 대해 반종북주의를 기치로 분당을 하거나 혁신을 하겠다는 세력 또한 노동자 중심성이 없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습니다.
현장을 기반으로 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전망 없이 명망가 중심의 4월 총선을 겨냥한 조급한 신당 만들기는 또 다른 실패를 예고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미 국회의원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민주노동당 의원단 활동으로 봐왔으면서, 졸속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는 물리적인 시간으로 총선용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민주노동당 혁신으로 볼 수 없습니다. 처음엔 총선에 연연하지 않고 당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노골적으로 총선용 창당을 선언하였습니다.
노동자들과 논의하기 보다는 상층 위주, 활동가 위주, 정파조직원 위주로 추진되는 조급한 신당 움직임을 보면서 저희는 자칫 노동자 대중들에게 민주노동당보다 더 큰 실패와 좌절을 안겨주게 될 것을 우려합니다.
민주노총의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의 분열이 민주노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은 이미 조합원들의 다양한 정치의식에 의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그러함에도 배타적 지지방침의 명분으로 민주노총지도부가 특정 정당의 지지를 조합원들에게 강요한다면, 민주노총 지도부가 민주노총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오히려 전 조직적인 현장토론을 통해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지지방침을 철회하는 정치방침을 새롭게 수립하고, 어려운 시기 진보정당을 견인할 수 있는 조직역량을 배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국 이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제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기엔 불가능한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야기하면서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 숫자만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이러한 지점에서 우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면서 깊이 반성합니다. 이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되새기면서, 다음과 같은 결의로 노동자 정치세력화 투쟁에 매진하려합니다.
- 편협한 민족주의 노선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왜곡시키고 노동자를 배신한 민주노동당은 이미 현장 노동자들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민주노동당에서 자본가 계급에 맞서는 노동자 계급의 정당을 확인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민주노동당을 떠날 것입니다.
- 명망가 중심의 조급한 신당논의로는 결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목표를 달성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기,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노동자 정치세력화투쟁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반성을 통해, 더 이상 노동운동의 원칙을 훼손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노동자를 배신하지 못하도록 현장에서부터 새로운 정치세력화 투쟁을 시작 할 것입니다.
-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이젠 아무 의미 없음을 선언합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 철회를 위해 투쟁해 나 갈 것입니다.
- 편협한 민족주의와 배신적 반노동자 정당을 넘어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고민하는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에게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을 제안합니다.
2008년 2월19일
현장에서 다시 시작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울산동구노동자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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