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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21:42:34, Hit : 1883

작성자 : 손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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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영재.김진경] 　베컴과 맞장 뜬 스무 살의 에너지.

이청용(FC 서울)이 화제다. 그는 세계적인 스타 데이비드 베컴(33)을 향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백태클을 날렸다.

이 겁 없는 선수는 베컴과 똑같은 포지션에서 베컴 못지않은 출중한 기량을 과시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모토로라컵 LA 갤럭시 코리아투어(모토로라·일간스포츠 주최, 중앙일보 후원).

베컴은 갤럭시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청용은 FC 서울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전반 6분, 오른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베컴이 볼을 잡는 순간 이청용이 뒤에서 깊은 태클을 했다. 쓰러졌다 벌떡 일어난 베컴은 “Be careful(조심해)”이라고 소리치며 이청용을 향해 달려갔다.

몸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험악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청용이 씩 웃으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베컴도 이청용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상황은 종료됐다. 이후 베컴은 환상적인 장거리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고, 전반 20분 ‘명품 프리킥’으로 앨런 고든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렇지만 베컴은 오른쪽과 중앙을 주로 지켰고, 이청용 쪽으로는 거의 오지 않았다.

베컴을 떨어뜨려 놓은 이청용은 펄펄 날았다. 전반 종료 직전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를 절묘하게 가로지르는 크로스를 올렸다. 데얀이 완벽한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어시스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에도 이청용은 자신감 넘치는 돌파와 정교한 크로스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청용은 경기 후 베컴과의 충돌 상황에 대해 “베컴이 고함치는 바람에 그냥 웃어 보였다”며 “베컴에 대해 부담 없이 경기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울 도봉중을 중퇴하고 2004년 프로에 뛰어든 이청용은 지난해 23경기에서 3골·6도움을 올리며 ‘특급 도우미’로 떠올랐다. 지난해 6월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했고,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도 올라 있다.

한편 서울은 갤럭시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골키퍼 김호준(24)은 승부차기에서 베컴을 뺀 나머지 4명의 킥을 모두 막아 내 경기 MVP에 뽑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3만4000여 명이 모여 베컴의 묘기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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